78세의 최말자 할머니가 60여 년 전의 아픈 기억을 뒤로하고, 마침내 자신과 세상을 구원하는 위대한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만 18세의 나이에 성폭행 시도에 맞서 가해자의 혀를 깨물었다는 이유로 '중상해' 혐의로 옥살이를 했던 최말자 씨. 그녀의 끈질긴 싸움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 재심에서 검찰의 무죄 구형과 진심 어린 사과라는 감동적인 결실을 맺었습니다.
"대한민국 정의는 살아있습니다!"
지난 23일 부산지법에서 재심 재판이 끝난 뒤 최말자 씨는 "아직 실감이 안 난다"면서도 "분명히 제 귀로 사과하는 것을 들었고, 지금이라도 잘못을 인정하니까 대한민국 정의는 살아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겪었을 고통과 인고의 세월이 얼마나 길었을지, 한 마디 한 마디에 깊은 울림이 느껴졌습니다.
최 씨의 변호를 맡은 김수정 변호사는 재판에서 변론에 앞서 최말자 씨에게 깊은 경의를 표했습니다. 변호인은 "평생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을 구한 용기를 지켜보면서 삶의 가르침을 얻었다"며, "자신을 구하기를 멈추지 않은 사람이 결국 세상까지 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피해자를 가해자로 만든 비극적인 역사
김수정 변호사는 60여 년 전 평범했던 18세 소녀의 삶이 이 사건으로 완전히 바뀌어 팔순 노인이 될 때까지 평탄치 못하게 고통받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자신을 보호해 줄 것이라 믿었던 검찰과 법원은 오히려 피해자의 행실을 탓하고 가해자와 결혼까지 강요하면서 피해자를 가해자로 만들었다"는 뼈아픈 비판도 덧붙였습니다. 피해자 최말자 씨가 감옥에 투옥되고 평생을 이 사건의 굴레 속에서 고통받으며 살아야 했다는 말은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변호인은 최말자 씨의 행위가 정당방위였음을 강력히 주장했습니다. 가해자가 사건 발생 직후 4개월 만에 신체 검사 1등급을 받고 군에 입대할 정도로 신체를 회복했음을 강조하며, 중상해를 입증할 증거가 전혀 없어 최말자 씨는 무죄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검찰의 이례적인 사과, 정의의 실현
놀랍게도 부산지검에서는 정명원 공판부 부장검사가 이례적으로 직접 법정에 나와 무죄를 구형하고, 최말자 씨에게 고개 숙여 사과했습니다. 정 부장검사는 "성폭력 피해자로서 마땅히 보호받았어야 했을 최말자님에게 가늠할 수 없는 고통과 아픔을 드렸다"며 "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검찰이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반성하는 의미 있는 행보로 평가됩니다.
"이겼습니다!" 희망을 외치다
팔순을 앞둔 최말자 씨가 법정을 나서자마자 외친 한 마디는 바로 "이겼습니다, 이겼습니다, 이겼습니다!"였습니다. 이 세 마디에는 지난 세월의 한과 함께, 마침내 정의가 승리했다는 벅찬 감격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재판에 앞서 최 씨는 "이제 희망과 꿈이 있다면, 우리 후손들은 성폭력 없는 세상에서 자신의 인권과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두 손 모아 빈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은 그녀의 싸움이 비단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미래 세대가 더 나은 세상에서 살아가기를 바라는 간절한 염원임을 보여줍니다.
재심 재판부인 부산지법 형사5부는 오는 9월 10일 오후 2시 선고공판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최말자 씨의 용기가 빛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많은 관심과 응원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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